나의 정보통신기술사 공부법
공부를 시작할 때 고민되는 것 중의 하나는 ‘어떻게 그 많은 범위를 공부해야 하나’ 하는 것입니다. 또 어떤 때는 ‘이런 것도 해야 하나, 어디까지 해야 하나…’ 등을 몰라 어쩔 줄 모르게 되기도 합니다. 정보관리기술사는 학원, 스터디그룹이 활성화가 잘 되어 있어 선후배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정보통신기술사는 주위에 이끌어주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아 묻지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게 됩니다. 어떻게 공부하는가는 개인차가 많습니다. 자신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전에 여러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했는지 경험담이 자신의 공부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원 가장 처음에 알아야 할 것이 시험범위입니다.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계획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학원만큼 좋은 곳은 없습니다. 대개의 학원이 6개월 코스로 전 분야를 훑어주게 되는데 정보도 얻고 여러 사람을 만나 자극을 받을 수 있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학원의 가르침만을 맹신해서는 안됩니다. 어디까지나 학원은 범위와 정보를 알려주는 곳이고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합니다. 이에 학원은 스터디를 형성해 주어 체계적으로 심화학습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전 학원을 두 군데 다녔습니다. 3년 전에 해볼까 하고 막연하게 마음에 준비도 안 한 상태에서 멋모르고 처음 갔다가 6개월 학원 강의만 듣고서는 정보통신기술사는 내가 하기엔 너무 벅차구나 생각하고 포기했죠. 그러다가 1년을 논 다음에 다시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을 하고 다시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마음에 준비가 안되고 학원을 들었던 것이 1년 후 두 번째 다시 시작한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터디 전 스터디를 2달간 했습니다. 스터디는 짧은 시간 동안 밀도있게 공부하는데 좋습니다. 주말에 모여서 스터디를 하게 되는데 아침에 모여 모의고사를 보고 오후에 각자 맡은 주제에 대해 돌아가며 발표를 합니다. 이렇게 다 끝나고 나면 밤 9시가 됩니다. 이렇게 두 달 동안 주말을 보내고 나니 무척 힘이 들더군요. 하지만 스터디 멤버들은 모두 기술사 공부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고 기술사 공부를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척 좋다고 느끼게 됩니다. 끊임없이 자극제가 되고 자신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발견하게 됩니다. 기술사를 공부하는 애환을 서로 나누다 보면 시름을 좀 덜 수 있습니다.
통신이론 정보통신기술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지식이 무엇일까요? 전 통신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정보통신기술사 공부를 한다면서 통신이론에 대한 부분은 소홀히 하거나 수박 겉핥기 식으로 공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800페이지 분량의 통신이론 책을 사서 3번 읽고 정리했습니다. 변조, 정합필터, 샤논 정리, 표본화정리 등 통신이론에서 출제되는 시험문제는 많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통신이론 만큼은 이슈별 정리 자료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통신의 줄거리를 꿸 수 있도록 통신이론 책을 통달하길 권합니다. 통신이론은 다른 공부의 기초가 됩니다. 기술사 공부는 외울게 많습니다. 외우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해해야 합니다. 말이 나왔으니 통신이론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책을 한 권씩 사서 보시길 바랍니다. 실망하는 책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는 것을 책만큼 조리있게 얘기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책을 샀다고 다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게 되면 어디까지 봐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도서관과 독서실 전 도서관을 다녔습니다. 독서실도 하루 가보긴 했는데 거기선 못하겠더군요. 어두컴컴한 곳에서 책만 보려니 제 자신이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개인차가 심한 감정이니 자신에게 맞는 곳을 택해야 합니다. 독서실과 도서관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독서실은 책을 두고 다닐 수 있고 노트북을 킬 수 있는 전원을 제공하고 밤 2시까지 할 수 있고 주로 고등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게 됩니다. 도서관은 우선 밝고 대개 10시까지 열어주고 부동산, 또는 법 공부하는 성인들과 함께 공부하게 됩니다. 저희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은 11시까지 열어 좀 더 오래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날 공부할 것을 가방 가득히 들고 다녀야 하고 노트북도 배터리가 될 때까지만 쓸 수 있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밝은 게 좋더군요.
서브노트 그냥 읽으면서 외워도 되는데 시간도 많이 드는 서브노트를 작성해야 할까요? - 예, 꼭 작성해야 합니다. 보는 것과 쓰는 것의 차이점을 반드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시기부터 작성해야 할까요? - 지금부터 작성하세요. 지식이 좀 쌓이면 해야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쓰면서 공부하는 것은 체계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단 쓰려면 목차를 생각해야 하고 그 목차에 맞게 공부를 하게 됩니다. 정리가 안된 자료는 기술사 시험 공부엔 무용지물입니다. 아는 것의 양과 쓸 수 있는 양이 같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공부방법입니다. 전 어떤 이슈에 대해 서브노트를 작성했으면 그 날 자기 전에 한 번 읽어보고 다음 날 보지 않고 다시 한 번 연습장에 써 봤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더군요. 처음에 컴퓨터로 노트를 작성할까도 고민해봤지만 해보니 시간이 많이 들고 다시 볼 때도 불편하더군요. 글씨 연습도 해야 하므로 자기 손으로 직접 쓰는 것이 가장 좋은 거 같습니다. 동일 주제에 대해서 공부 시작할 때 정리하는 것과 어느 정도 지식이 쌓였을 때 쓰는 것이 많이 다릅니다. 초기에 썼던 것 위에 포스트잇으로 덧붙여 나가다가 나중에 영 마음에 안 들면 날 잡아 다시 정리하면 흡족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느림 서브노트를 작성을 처음부터 하라고 말씀 드렸는데 그러다 보면 공부진도가 참으로 더디게 진행됩니다. 전 TCP/IP쪽은 전혀 문외한이어서 책을 한 권 사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서브노트가 아닌 그냥 정리노트를 사서 거기에 한 단원씩 제 나름대로 정리하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다 읽고 난 다음에 어느 부분이 시험에 출제되는지 확인하고 제 나름대로 중요한 부분이 무엇일까를 정해 그 부분을 서브노트로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읽은 것으로 다 아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서브노트를 작성하는데 또 다시 읽어야 했지요. 이렇게 네트워크 부분을 정리하는데 얼마나 걸렸을까요? 두 달이 되니 네트워크가 정리되더군요. 정리된 서브노트는 몇 페이지일까요? 5페이지 분량입니다. 다음엔 5페이지만 읽으면 책의 내용이 연상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느리게 공부해야 합니다. 기술사 공부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가 이렇게 몇 페이지 되지 않는 서브노트로 정리되기까지 정성이 들어가야 자신의 것이 됩니다.
연상기억 서브노트를 작성할 때 처음엔 이슈별로 정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령 DMC라면 DMC 정보를 인터넷과 학원 자료를 모두 모아놓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를 해 나가는 것이죠. 그러나 이걸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DMC를 정리하면서 의문을 품고 더 심화하여야 합니다. 제 경험을 보면 케이블TV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어서 이 분야를 정리하기로 하고 제일 먼저 저널을 찾아서 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분야를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케이블TV의 역사와 디지털화 추세, HFC의 구성, VDSL과 DOCSIS, OCAP과 ACAP, CAS, PVR, SO와 통신사업자의 경쟁구도, VoIP와 IPTV, TPS, DMC, 디지털 지상파의 재전송문제, 최근에는 방송국과 MATV를 둘러싼 논쟁, KT와의 전주 싸움 등이 모두 관련이 있습니다. 한 번에 모든 유관 기술을 정리하기는 힘들죠. 처음엔 각각 정리되다가 어느 순간에 연결성을 깨닫게 됩니다. 그 때 다시 엮어서 정리해야 합니다. 어떻게 이런 유관 기술로 확장하여 정리할 수 있을까요? 느리게 서브노트를 정리하면 가능합니다. 인터넷이나 남이 써 놓은 자료를 바탕으로 의미를 찾아서 정리하다 보면 단어 하나 하나가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야 진짜 시험에서 자신의 서브노트에 없는 문제라도 답을 써 나갈 수 있습니다.
신문, 저널 정보통신기술사 시험과목으로 본다면 통신이론, 이동통신, 네트워크, 전자파 및 안테나, 광통신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걸로 충분하지 않죠. 전자신문에 나오는 최신 기술, 시장동향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TTA저널과 정보과학회지는 이슈별로 정리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최근 2년간의 발행자료는 모두 읽어보고 이슈별로 서브노트로 정리해야 합니다. 또한 도움이 되는 사이트로 ETRI의 전자통신동향분석 저널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야는 정보관리기술사 쪽과 겹치는 부분이 많으므로 학원의 자료 중에 정보관리 쪽 분야를 참고해도 될 것 같습니다. 또 IT 자료를 찾는데 도움이 되는 곳으로 기술정보검색시스템인 ITFIND (http://www.itfind.or.kr/)가 도움이 되더군요.
처음에도 썼다시피 자신의 공부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위에 있는 기술사 선배들이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참고하여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 매진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술사라는 열매를 반드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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